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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1분기 선방...변수는 '관세·메모리'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에 매출 79조 원, 영업이익 6조 6000억 원을 기록하며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발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9.8% 증가한 수치이며, 영업이익은 0.15% 감소했지만 증권가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다. 특히 갤럭시 S25 시리즈의 흥행이 실적을 견인한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반도체 업황의 지속적인 부진과 미국의 관세 전쟁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2분기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아 낙관은 이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의 이번 실적 발표는 반도체 부문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모바일(MX) 사업 부문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낸 덕분으로 풀이된다. 갤럭시 S25 시리즈는 출시 직후 국내에서 21일 만에 100만 대 판매를 돌파하며 역대 최단 기록을 경신했고, 글로벌 시장에서도 전작 대비 높은 판매량을 보이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MX 부문 영업이익이 4조 원대 중반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이러한 성과에는 미국의 관세 부과를 앞둔 선출고 효과도 일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2분기 이후 갤럭시 S25의 출하량이 800만 대 이하로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반도체 부문의 실적은 여전히 부진했다. 증권업계는 삼성전자의 반도체(DS) 부문이 1분기에 1조 원 미만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메모리 사업부의 영업이익은 3조 원대로 감소했으며, 시스템반도체를 담당하는 시스템LSI·파운드리 사업부는 2조 원대 적자를 기록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는 경쟁사인 SK하이닉스가 같은 기간 6조 원대 영업이익을 낸 것과 대조되는 결과다. 삼성전자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경쟁사 대비 뒤처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SK하이닉스가 지난해 3월부터 엔비디아에 5세대 HBM3E를 공급한 반면, 삼성전자는 아직 납품 계약 소식조차 전해지지 않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는 최근 들어 수요 회복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중국의 '이구환신'(以舊換新) 정책으로 인해 메모리 수요가 예상보다 견조하게 유지되었고, 미국의 관세 부과를 앞두고 재고 확보를 위한 주문이 늘어나면서 D램 출하량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주도하는 관세 전쟁이 본격화할 경우 반도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국은 철강·알루미늄·자동차에 25%의 품목 관세를 부과하고 있으며, 반도체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또한 삼성전자가 베트남에서 생산하는 스마트폰의 상당량이 미국으로 수출되는 만큼, 상호 관세가 적용될 경우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베트남에는 46%의 관세가 부과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으며, 애플과의 형평성 문제도 논란이 될 수 있다. 과거 트럼프 대통령은 애플 일부 제품의 관세를 면제한 전례가 있어 삼성전자가 역차별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금융정보업체 와이즈리포트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2분기 매출 컨센서스는 전년 동기 대비 2.17% 증가한 75조 6739억 원이지만, 영업이익은 41.71% 감소한 6조 879억 원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반도체 시장의 불확실성과 스마트폰 출하량 감소 우려를 반영한 수치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2분기 불확실성 속에서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가 관건"이라며 "관세 문제와 반도체 경쟁력 확보 여부가 향후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오는 30일 1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2분기 이후 전망과 주요 대응 전략을 공개할 예정이다. 특히 미국의 관세 정책과 반도체 시장 변화에 대한 입장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향후 실적이 지속적인 반등을 이어갈지, 아니면 다시 하락세로 접어들지는 글로벌 경제 상황과 정책 변화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