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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 '황금알' 옛말… 작년 줄줄이 영업손실 '직격탄'

 한때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렸던 국내 면세점 업계가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 중국인 관광객 감소와 고환율, 막대한 임대료 부담까지 겹치면서 줄줄이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이다.

 

호텔신라가 운영하는 신라면세점은 지난해 매출액 3조 2819억원으로 전년 대비 11.9%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697억원 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2020년 이후 4년 만의 적자다. 신세계면세점 역시 매출은 늘었지만, 영업손익은 866억원 흑자에서 359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현대백화점면세점도 288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2018년 설립 이후 적자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아직 실적 발표를 하지 않은 롯데면세점도 지난해 1~3분기 누적 영업손실이 922억원에 달해 업계에서는 연간 1000억원대 손실을 예상하고 있다.

 

이로써 국내 주요 4개 면세업체의 지난해 영업손실액은 총 30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된다. 코로나19 팬데믹 직격탄을 맞았던 2020년(1395억원)과 맞먹는 수준이다.

 

면세업계에서는 이러한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복합적인 악재를 꼽는다.

 

가장 큰 타격은 중국인 단체 관광객의 부재다. '제로 코로나' 정책을 해제했음에도 중국 정부의 한국행 단체 관광 허가가 늦어지면서 발길이 끊긴 상황이다. 여기에 고환율로 인한 상품 가격 경쟁력 저하, 중국인 보따리상에 지급하는 높은 수수료, 인천국제공항의 막대한 임대료 부담까지 더해지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

 


특히 인천공항 임대료는 면세업계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되어 왔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임대료 감면 혜택이 제공되었지만, 올해부터는 리모델링을 마친 임시 매장들이 정규 매장으로 전환되면서 감면 혜택이 종료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면세업계의 경영 환경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중 갈등 심화,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 등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더 오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면세업계는 수익성 개선을 위해 사업 구조 개편에 나서고 있다. 수수료 부담이 큰 중국인 보따리상 의존도를 줄이고, 개별 관광객 유치를 확대하는 등 자구 노력을 기하고 있다.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인천공항 임대료 부담 완화와 함께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책이 절실한 시점"이라며 "중국 단체 관광객 유치를 위한 외교적 노력과 더불어 국내 면세점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다각적인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